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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곤자가 국제학사(곤자가) 김정래 사감이 곤자가가 별도의 청소비를 받았음에도 기존과 같이 퇴실 청소를 지시했다며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곤자가는 올해 1학기 사생 모집 당시 입주 전 외부 업체 청소를 명목으로 청소비 1만 5천 원을 새롭게 납부받았다. 이에 따라 당시 모집 공고에는 사생들의 퇴실 청소를 면제하는 듯한 문구가 실렸다. 


하지만 곤자가가 3일 세부적인 퇴실 청소 지침이 담긴 공지문을 전달하자 사생들 사이에서 선납한 청소비의 행방을 둘러싼 논란이 촉발됐다. 김 사감은 곤자가의 이번 방침이 사생들의 권익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이를 결정하는 과정 또한 비민주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여름학기 정규 퇴사(21일)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곤자가 측 입장 및 향후 대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ㅣ김정래 사감 ‘입주청소비 냈는데 퇴실 청소 요구…부당해’


문제가 된 공지사항은 ‘퇴사 및 방 이동 절차’에 관한 항목으로, 정규 퇴사 시 퇴사 기준 및 청소 지침이 명시돼 있다. 퇴사 및 방 이동 시 사실 상태는 입사 시와 동일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퇴사 시 청소 지침(배수구 머리카락 청소, 냉장고 비우기 등) △퇴실 상태 불량 시 벌점과 함께 처리 비용 과징금 3만 원 부과 등의 조항을 열거했다. 


하지만 올해 2월 곤자가 홈페이지에 공시된 1학기 사생 모집 공고(그림 1)를 보면 퇴실 시 청소 방식이 본인 청소에서 외부 업체 청소로 바뀌어 별도 비용이 청구된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또한 본보가 김 사감으로부터 입수한 사감 인수인계서(그림 2)을 보면, 청소 시기는 기존 퇴실 시에서 입사 직전으로 변경됐으며, 이때 사생들의 퇴실 청소 의무 역시 사라졌다. 퇴실 점검 범위 역시 비품 상태 점검으로만 한정됐다. 


이 같은 사실들로 미뤄봤을 때, 1만 5천 원의 청소비를 납부하고도 퇴실 청소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 부당하다고 느낄 여지는 충분하다. 김 사감은 입장문을 통해 “규정이 갑자기 변경되면서 모든 사생이 입주청소비를 냈음에도 방이동이나 퇴사를 하면서 직접 청소하고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림 1> 2021학년도 1학기 곤자가 국제학사 입사자 공고



<그림 2> 사감 인수인계서


ㅣ이훈 학사장 ‘입주청소비 논란은 오해에서 비롯···퇴실 청소와 관련 없어’


본교 이훈 학사장은 청소비 징수가 부당하다는 지적에 대해 오해라고 일축했다. 퇴실 청소 규정은 한 번도 달라진 적 없으며, 선납 받은 청소비는 입주하는 학생들에게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미 사용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공지가 모호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올해 1학기 입주 전 청소 업체(미소크린)와 계약을 진행한 서강국제학사 유한회사(유한회사)에 확인한 결과 1학기 정규 입사한 사생 648명이 납부한 청소비 9,720,000원은 모두 업체 청소 비용으로 사용됐다. 청소비는 총 10,080,000원으로, 방마다 3만 원으로 책정됐으며, 홀수 인원인 방에 한해서 남은 비용은 유한회사가 부담했다.


그렇다면 청소 업체로부터 입주 전 청소를 받는데도 학생들에게 퇴실 청소가 요구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학사장은 “청소 업체와의 비용 협상 과정에서 방의 위생 상태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에 유한회사는 “퇴사한 방의 청소 상태가 현저히 나쁠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추가 비용이 발생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 학사장은 추가 비용 발생 외에도, “남의 물건을 사용했으면 깨끗하게 돌려줄 줄 알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학사장은 논란이 된 3일 공지도 최소한의 청소를 요구한 것이라 주장했다. 김 사감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6월 퇴사한 사생들은 쓰레기를 줍고 비품상태만 확인받은 뒤 곧바로 퇴사했다. 하지만 8월 퇴사 예정인 사생들에게는 보다 엄격한 청소 지침이 요구됐다. 즉, 올해 1학기 정규 입사한 사생들은 동일하게 1만 5천 원을 납부했음에도 퇴사 시기에 따라 다른 지침을 요구받은 것이다. 이 학사장은 “6월 퇴사 당시 일부 청소 상태가 미흡한 방이 있었다”며 “세부적인 지침을 명시했을 뿐, 쓰레기만 줍고 나간다는 방침은 변함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청소 상태가 불량할 경우 벌점 50점과 처리 비용 과징금 3만 원을 내야 한다는 규정 역시 6월 공지사항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해당 사안에 대해 이 학사장은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전했다.


이 학사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방 상태에 대해 지속해서 불만이 제기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주 전 외부 업체 청소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서강국제학사 유한회사(유한회사) 측에 이를 먼저 요청했지만, 유한회사가 최근 낮은 입주율로 인한 재정난을 호소하며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입주 전 업체 청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이 학사장은 학생들로부터 청소비를 선납 받자는 안건을 기숙사위원회에 상정했고 지난해 말 가결됐다.


ㅣ모호한 공지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돼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곤자가의 불친절한 공지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 사감은 입장문에서 “서면으로 여러 공지사항이 뒤섞여 나간 상황에서, 사생 본인이 청소비를 추가 납부했는지, 청소 규정이 바뀌었는지 잘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로 곤자가에 거주 중인 사생 A 씨는 “청소비는 청소기준에 맞춰 청소하면 나중에 환급되는 줄 알았다”며 자신이 선납한 금액의 용도를 모르고 있었다. 또한 입주 청소 도입 역시 기숙사위원회의 동의를 얻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임에도 사생 모집 당시 충분한 배경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지적에 이 학사장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생 수에 비해 기숙사를 운영하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행정을 담당하는 유한회사와의 이견 조율도 해야 하기에 꼼꼼하게 챙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 학사장은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다”면서도 “각자 사생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면 자가격리 등에 들이는 노력을 더 많은 사생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주현우 기자 terry7835@sogang.ac.kr

이지예 기자 gina616@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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