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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과 펜 사이는 본보 기사에 대한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면 서울 지하철 4호선 ‘의자 없는 칸’, 직접 타보니···(4면)’를 다뤄봅니다.

<편집자 주>


올해 1월 10일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의자 없는 칸’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4월부터는 7호선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출퇴근길 지하철 내 혼잡도를 완화하자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혼잡도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없으며, 몇몇 사람들에게는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이 정책으로 혼잡도를 완화할 수 없는 이유는 공간을 늘려도 늘어난 공간만큼 사람이 더 타게 되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지하철을 타기 위한 줄이 매우 길다. 줄을 서 있는 사람 중 뒤쪽의 일부는 지하철이 도착해도 안에 공간이 없어 탑승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하철의 공간이 늘어난다면, 늘어난 공간엔 원래라면 탑승하지 못했을 사람들이 추가로 탑승할 것이다. 결국 지하철에 탈 수 있는 사람의 수는 늘어나겠지만, 단위면적당 사람의 수는 유지된다. 효율성이 아닌 ‘혼잡도 완화’라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


또한 안전 측면에서 이 정책은 노약자와 아동 등에게 특히 위협적일 수 있다. 지하철이 출발하거나 멈출 때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데, 이때 사람들은 손잡이를 잡거나 다리에 힘을 주어 버텨야 한다. 그러나 키가 작은 아동, 지팡이나 목발 등을 휴대하는 노약자의 경우 손잡이를 잡기가 어렵다. 이런 사람들은 결국 다리의 힘으로 버텨야 하는데 아동이나 노인, 환자는 다리의 힘이 충분치 않아 넘어지기 쉽다. 낙상은 노약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의자 없는 칸’ 정책으로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우며, 효율성의 대가로 약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조금 더 숙고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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