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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쇼츠에 출연해 ‘위글위글 댄스’를 추는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인스타그램 릴스에 국회 앞에서 추는 ‘나루토 춤’을 업로드한 유지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모습, 틱톡에 ‘밸런스 게임’을 업로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 각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캡처.]



지난해 12월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유튜브 채널 ‘CAST U’가 제작한 유튜브 쇼츠에 출연했다. 영상 속 나 예비후보는 ‘외모, 재력, 지능 중 본인의 매력은?’에 지능과 외모를 꼽고, ‘본인 외모에 점수를 매기자면’에 10점 만점에 8점을 매기는 등 유쾌한 대답으로 주목을 끌었다. 유지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초등학생 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찍게 되었다”고 밝히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나루토 춤’을 추는 숏폼 콘텐츠를 업로드해 70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달성했다. 김기남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뽀삐뽀 챌린지’로 시작해 ‘띄어쓰기의 중요성 챌린지’ 등을 연이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며 5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슬릭백 챌린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MBTI 챌린지’가 이어지는 등, 오는 4월 진행될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숏폼’을 통해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돋보인다. 


| 이리저리 방황하는 청년 표심

사로잡기 위한 방편은 ‘숏폼’?


정치인들의 이러한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원인으로 청년 유권자를 사로잡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발행된 ‘소셜미디어·검색포털 리포트 2023’에 따르면 국민 중 20대의 약 83%, 30대의 약 74%가 숏폼을 접해 봤다고 답변했다. 본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과 김정현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20~30대에게 숏폼 컨텐츠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며 “책이나 신문보다 동영상에 훨씬 익숙한 세대에게 숏폼은 더 파급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4월 총선을 앞두고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무당층 중에서 2030세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숏폼을 활용한 정치인들의 ‘청년 타겟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약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진행한 NBS(전국지표조사) 2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18~29세 응답자 중 약 40%가, 30대 응답자 중 39%가 무당층으로 드러났다. 


 숏폼 콘텐츠는 제작이 간편하고, 짧은 시간 내에 메세지를 간단하지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김 교수는 숏폼에 대해 “최소한의 시간에 엑기스만을 담은 동영상을 짧은 시간 안에 다량 소비하도록 하는 문화”라고 제언했다. 숏폼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만큼 전파 역시 효과적이다. 제작 비용은 절감하지만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선거운동 방법 중 하나인 셈이다. 


| 단순한 ‘친근함’을 넘어

댄스보다 공약을 보여달라


미국의 대선이 다가오며, 재선을 준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위해 틱톡 계정에 27초짜리의 ‘밸런스 게임’ 콘텐츠를 올렸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22년 대선을 기점으로 숏폼 컨텐츠를 통한 선거운동이 보편화됐다. 당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탈모 치료 관련 공약을 15초에 담는 숏폼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당시 유튜브에 공약을 59초 안에 요약하는 숏폼 콘텐츠를 올려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유행중인 ‘숏폼 챌린지’는 대부분 정치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점이 사뭇 다르다. 대학생 임혜주(24) 씨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인스타그램 릴스에 정치인들이 자주 뜨기 시작한다”며 “친근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은 좋지만, 내용 없는 숏츠보다는 정치인으로서 신념이나 공약을 담은 영상을 더 보고싶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글 | 김현주 기자 hj210031@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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