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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서울관광협회는 지난달 29일부터 106일까지를 ‘2023년 외국인 관광객 환대주간으로 정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서울시 관광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4년 만에 치러진 행사였다.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주력하는 가운데, 관광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덤핑관광과 과잉관광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된다.

 

불공정한 덤핑·과잉관광

관광 만족 떨어뜨려

 

지난달 27일 서울시는 관광 성수기에 대비해 숙박·교통·가이드·구매요금 전반에 걸친 불법 및 불편 사항을 점검할 것이라 밝혔다. 관광 성수기에 특히나 만연한 덤핑관광과 과잉관광 때문이다. 덤핑관광이란 외국에 소재한 여행사에서 현지 관광객을 모집한 후 항공료를 제외한 경비인 지상비를 가장 싼 값에 매긴 국내 여행사에 관광객을 넘기는 거래 방식을 뜻한다. 관광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국내 여행사는 수익이 0이거나 마이너스인 상황이므로 지상비가 저렴한 덤핑 관광을 통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 하고, 이는 결국 관광 상품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경북대 관광학과 송섭규 교수는 덤핑관광 방식을 이용하게 되면 국내 여행사는 일정에 무료 관광지나 과도한 쇼핑 등만을 넣게 되고, 따라서 자연스레 관광의 질은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관광지 규모에 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과잉관광은 극심한 소음과 쓰레기 투기, 지역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낳는다. 최근 서울시 북촌 한옥 마을에서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길목에 투기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심지어는 개인 주택에 화장실 사용을 요청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한 바 있다. 송 교수는 이를 공유지의 비극에 빗대며 관광객들이 한정된 시간 동안 관광지에서 즐길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즐겨야 한다는 심리로 현지 주민을 배려하지 않아 소음, 쓰레기 투기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저품질 관광 개선 위해

옴부즈만과 표준계약서 도입

 

서울시는 옴부즈만 제도와 관광표준계약서 도입을 추진해 저품질 관광과 덤핑관광을 근절할 계획이라 밝혔다. 옴부즈만은 업종을 상시 감시하고 업종 간 갈등을 중재하며, 사안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는 제도다. 이를 관광 산업에 도입할 경우 민원 처리뿐만 아니라 시 자체적으로 별도의 감시체계를 구축해 관광 불공정 행위를 관리하고 저품질 관광 상품 및 서비스의 개선을 도입할 수 있다. 또한 서울시는 여행사, 가이드, 호텔, 버스회사 등 관광업계 종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여행 상품 가격, 서비스 제공 조건, 수수료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관광표준계약서의 도입을 계획 중이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관광불편처리센터를 강남권 지역에 확대할 방침이다.

 

관광 산업의 부흥 위해

시와 관광업계의 협력 필요

 

전문가들은 서울시 관광 산업 전반의 성장을 위해서는 불공정한 관행 개선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송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긍정적인 관광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하며 시 차원에서 관광업계 종사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관광객 유치에 현지인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안이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관광 업계가 이윤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서울시와 관광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광 업계가 저가 관광 상품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광 상품을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송 교수는 서울시가 지속 가능한 관광 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선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Memorable experience)을 제공하면서 관광객의 수요에 맞춰 관광업계 상품 구성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한된 수의 국가를 목표 시장으로 두기보다는 여러 국가의 다양한 관광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목표 시장 및 상품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엇보다도 서울시 관광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다. 송 교수는 서울시가 관광업계와 협력해 경쟁력을 키워 관광객이 찾아오고 싶게끔 만들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기관의 지속적 지원,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 마케팅, 관광코스 개발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광 상품의 질을 높이고 차별화된 지역 문화를 형성해 관광업 자체의 부흥을 이뤄내야 할 시점이다.

 

이가람 기자 fksp1108@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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