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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개. 배달 음식을 한 번 시킬 때마다 평균적으로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의 개수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의 하루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4년 896톤에서 재작년 2,753톤까지 207%가량 증가했다. 이에 서울시 지자체 차원의 환경 보호 움직임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한강 플라스틱 반입 금지·일회용 컵 보증금제 철회

엇갈린 움직임에 비판하는 시민들


지난달 7일 서울시는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 대책’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모든 한강공원에서 플라스틱 용기 반입을 금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에 다수의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에 좋은 대책”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달 22일 환경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 확대를 철회하며 일부 시민들과 환경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가맹점이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자원순환 보증금 300원을 부과하고 소비자가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달 10일 환경부는 “전국에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의무화하기에는 사회적 비용 증가 등 무리가 따른다”며 제도를 백지에서 재검토하고 지자체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정책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밝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2년 전부터 환경 보호 움직임인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고 있는 김현성(28) 씨는 “위기감을 느끼고 다방면으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환경부의 태도는 발을 빼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휴지 대신 손수건·일회용 빨대 대신 유리 빨대

제로웨이스트 카페 방문기


실제로 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기자가 직접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카페 ‘쓸’에 방문해 봤다. 카페 입구에는 ‘일회용 티슈 대신 손수건 냅킨’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카페에선 고객들에게 휴지 대신 소독된 냅킨을 제공하고 있었다. 카페 내부에는 휴지 뿐 아니라 일회용 빨대와 일회용 컵도 제공되지 않았다.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되는, 이른바 ‘제로웨이스트 카페’다.


음료를 포장해 가기 위해 매장 입구에 놓여있는 텀블러를 고르는 손님도 눈에 띄었다. 테이크아웃 손님을 위해 준비된 매장의 텀블러 대여 서비스였다. 매장에서 음료를 포장해 가기 위해선 개인 텀블러를 가져와야 하지만, 이를 준비하지 못한 손님들에게 매장에 있는 텀블러를 빌려주는 것이다. 이때 손님들은 별도의 보증금 없이 대여 후 반납하면 된다. 기자는 쑥 라떼를 주문했고, 음료에는 일회용 빨대 대신 스테인리스 빨대가 꽂혀 있었다.


배민지(35) 카페 대표 카페 ‘쓸’의 대표인 배민지(35) 씨는 심각해지는 환경 오염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제로웨이스트 카페 운영을 시작했다. 원두 봉투 쓰레기를 줄이고자 매일 지역 로스터리에서 직접 다회용기에 원두를 받아왔고,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 만들어 카페 앞 텃밭에서 이용했다. 배 씨는 “사소하더라도 당장 우리가 겪을 일 년, 이 년 후의 미래라고 생각하면 책임감을 갖고 의식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생 김주연(25) 씨는 카페의 단골이 된 후로 2년째 일회용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자 노력하며 일상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김 씨는 “일회용품 사용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이 이제는 다회용기 사용에 익숙해지도록 바뀌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카페 내부에 제로웨이스트물품이 비치돼 있다.


이나윤 기자 sugar03@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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