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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들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경험이 있고, 절반 이상이 이른바 ‘빚 돌려막기’로 인해 되레 빚더미에 앉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 내 센터의 ‘청년 재무 길잡이’(서울회생법원에서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이 일대일 재무 상담을 받을 시 변제 기간을 단축해주는 사업) 과정을 이수한 청년 5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개인회생 신청 당시 청년들의 평균 빚은 6,260만원이었다. 이 중 제2금융권에서 대출한 빚이 있는 청년들이 78%로 가장 많았고, 신용카드 대출과 은행 대출 빚이 있다는 답변도 각각 76%, 72%로 뒤이었다. 처음 빚을 지게 된 이유는 대게 ‘생계비를 마련’(43%)하기 위함이었다.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안창현 변호사는 “청년을 위한 일자리 자체가 없거나 청년이 일하기 적당한 일자리가 없는 것이 청년 채무 증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불규칙한 근로 형태를 유지하거나 낮은 소득을 가지고 생활을 반복 △궁핍한 상황 속 불법적인 유혹에 연루 등을 개인회생 청년 수의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정책·제도에 대한 홍보 부족··· │관련 정보 접근 개선돼야 해 이에 안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 개인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가진 모든 재산으로 채무를 정리하고 남아 있는 채무들에 대한 책임을 면제해주는 ‘개인파산 및 면책 제도’, 개인이 일해서 번 돈으로 금융기관 채무에 대해 이자나 원금 일부를 탕감해주고 일정 기간에 걸쳐 채무를 변제하는 ‘개인워크아웃 제도’ 등이 이미 마련돼 있다”며 시행 중인 제도와 정책을 설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가용소득 부재나 감소가 청년 채무의 주된 원인인 상황 속에서 이러한 정책들은 한계가 있다”며 “채무 조정을 위한 상담, 정보 제공, 사건 처리에 관한 독자적이고 특화된 제도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마련된 제도와 정책에 대한 홍보도 부족한 상황이다. 안 변호사는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진흥원 등에서 제공하는 여러 채무 조정 제도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일부 시민단체의 존재도 아는 분들이 몇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제도의 정책 홍보를 통해 청년들의 정보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을 위한 금융 필요해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의 2021 청년부채 문제 해결 순회 토론회 중 청년신협 공동추진위원회 김동환 위원장은 “청년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금융”임을 역설했다. 그는 “대출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나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 대출이 주어져 인생이 파국으로 몰리는 순간들이 있다”며 문제 상황을 지적했다. 이에 “청년신협을 만들어 청년들이 보다 쉽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며 청년에게 알맞은 신용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청년들은 노력이 부족한 것도,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라며 그저 “기회가 부족한 것”이라 말한다. 청년의 개인회생을 돕는 실효성 있는 정책과 제도, 그리고 이들에게 알맞은 금융 시스템이 마련돼, 빚에 허덕이는 청춘에게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가 필요하다. 글 | 김유정 기자 yujeonnee@sogang.ac.kr 일러스트 | 송선우 (아텍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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