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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필 교수가 세인트에 올린 폐강 공지글.


지난달 31일 본교 경영대학 안성필 교수가 ‘가치평가 이론과 실무’ 강의를 폐강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강의는 안 교수 단독으로 개설한 수업으로, 3학점의 경영대학 전공 선택 과목이다. 안 교수는 “과반의 학생들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럴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폐강을 신청했다”며 “본교에서 더 이상 이 강의를 개설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해당 과목을 수강하는 A 학우는 “수강 신청 정정 기간을 훌쩍 넘긴 시기에 폐강 공지를 받은 건 매우 황당한 일이다.”고 말했다.


하병천 경영대학 학과장은 “안 교수가 요구하는 선수과목을 듣지 않은 학생이 많아서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 학과장은 “이례적인 상황이라 교무처와 행정팀에서도 많이 고심했다”며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폐강 공지로 해당 수업을 수강하던 학우들은 졸업, 학기 이수 등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를 표했다. 김형수(경영 16) 학우는 “이 수업은 3, 4학년 권장 수업으로 금융권을 지망하는 고학번 학우들이 주로 듣는다”며 “졸업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폐강 공지는 당황스러웠다”고 답했다. B 학우 역시 “9학점을 신청해 뒀는데 이 과목이 폐강되면 6학점이 돼 최소 이수 학점도 채울 수 없었다”며 “폐강이 됐다면 학기 중도 휴학을 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본교 수업 운영에 관한 규정 제6조 2항에 따르면, 폐강의 요건을 정규학기 수강생 수가 전공과목은 10명 미만, 교양과목은 20명 미만일 경우로 규정한다. 대부분의 폐강은 수강 신청 인원수 부족으로 야기되며, 교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폐강되더라도 학기 시작 전에 폐강이 결정된다. 그러나 해당 강의의 수강 신청 인원은 37명으로 최소 수강 인원을 충족했고, 이미 한 달가량 수업이 진행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폐강 공지가 나온 것이다.


모든 수업의 폐강 여부를 학칙으로 규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수업 폐강은 교수의 교통사고나 질병 등의 다양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또한 “담당 교수가 수업을 이어나가지 못할 경우, 학장과 담당 교수가 다른 교수를 데려오는 등 책임지고 해당 수업이 폐강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 안성필 교수가 2일 오후 사이버 캠퍼스에 올린 강의 재개 공지글.


2일 오후 안 교수는 폐강 신청이 반려됐음을 수강생들에게 공지했다. 하 학과장은 “안 교수가 학기 중의 폐강 신청 허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폐강 신청을) 시도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안 교수에게 폐강 신청 기간이 지나 수업 폐강이 불가능하다고 전달하자 이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강의자의 수업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인정해 줄 필요가 있어 안 교수의 수업 방식에 대해서는 간섭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교수는 기초과목을 이수하지 않아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학생,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늦어도 이달 5일까지 불이익 없이 수업에서 수강을 포기할 수 있게 경영대 행정팀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C 학우는 “교수님이 끝까지 책임감 있게 수업을 해주실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글 | 오연지 기자 yj231065@sogang.ac.kr

정가영 기자 zelda0307@sogang.ac.kr

송민지 기자 luna4774@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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