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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정 예정이었던 총장 해임안 대신 이주연 이사 해임안 상정

┃법인 “이사 선임 불능 초래해” … 이주연 이사 “법인의 회의록 변조 비판해 해임안 상정”

┃이주연 이사 “학교의 주인은 학생, 남은 숙제는 학생들에게 있다고 생각”


오늘(13일) 제4차 이사회 회의에서 이주연 이사의 해임안이 가결됐다. 해당 안건은 1번 안건으로 상정됐으며 이 이사는 해임안에 대한 입장과 소명을 밝힌 후 퇴장했다. 해임 사유는 '1) 서명 거부, 2) 서명 거부에 따른 보선 이사의 선임 불능 상태 초래, 3) 이사회 회의의 진행 방해'로 3가지다. 이 이사와 박종구 총장은 지난 7월 23일에 열린 제3차 이사회의 회의록에 서명을 거부한 바 있다.


이주연 이사의 해임안이 상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각 입장이 엇갈린다. 법인은 이 이사가 회의를 방해했으며 서명을 거부해 이사 선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당시 회의에는 사임한 두 이사의 후임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지만 이사 후보자의 이력서가 당일에야 배포돼 논란이 일었다. 이주연 이사는 이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사 선임 안건은 반대표 없이 가결됐다. 이에 법인은 이주연 이사와 박 총장의 서명이 누락된 상태로 교육부에 두 이사 후보자 승인을 신청했으나 교육부는 승인을 반려했다. 법인은 모든 이사의 서명을 받지 않아 승인이 반려된 것이라며, 향후에도 회의록 서명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임원 승인 절차를 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해임안을 상정했다.


이주연 이사의 입장은 다르다. 자신의 해임안이 상정된 이유는 서명을 거부한 이번 회의록을 비롯해 법인이 계속해서 의도적으로 회의록을 변조하는 것을 비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사 선임의 경우 절차가 잘못됐을 뿐 후보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이사가 회의록이 변조됐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2019학년도 정기감사 후속조치 등’을 다룬 4번 보고 안건이다. 해당 안건에서 이사장은 ‘총장에 대한 후속조치 계획’과 ‘기타 법률이나 규정 위반자에 대한 후속 조치’에 대해 보고했다. 이사 2인이 결원이므로 총장 사임 기한을 제4차 이사회까지 연장하고 해당 회의에서 총장 해임안을 상정할 계획이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사장은 교비에서 소송비를 집행한 결재자들의 후속조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총장이 적절한 조건을 마련한다면 사임요청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박 총장은 전(前) 상임이사 및 교원을 상대로 진행한 고발에 약 6,300만원의 교비를 지출한 바 있다.


그러나 법인 측은 해당 안건의 논의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이사회는 이사장으로부터 2019학년도 정기감사 후속조치 계획 등에 대해 보고 받음’으로 대체하는 것을 이사들에게 제안했다. 해당 내용이 학내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으므로 학교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주연 이사는 회의 내용과 회의록이 다르다며 서명을 거부했지만 제3차 회의록에는 제안된 내용과 동일하게 게시됐다.


이번 제4차 회의에서는 총장 해임안이 상정됐어야 하지만 이주연 이사의 해임안이 상정됐다. 이에 박 총장은 지난 9일 이사회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입장문과 이주연 이사가 이사회 임원들에게 발송한 메일을 함께 게시했다. 박 총장은 입장문에서 법인이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회의록 초안 내용 중 일부 내용을 회의록 수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습니다”라며 삭제된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총장은 서명 누락으로 이사 선임이 반려됐다는 법인 측 주장에 대해, "교육부에 서류를 제출할 당시는 모든 이사들로부터 자필 서명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며 이는 “법인의 행정적 무능함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주연 이사 해임안은 “법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사회를 이끌어가지 못하는 것을 이주연 이사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이라며 유감임을 밝혔다. 같이 게시된 메일에서 이 이사는 “법인 이사 자리는 저 개인에게는 아무런 이익을 주지 않습니다”라며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참담하다는 말을 전했다.


회의 직전 본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주연 이사는 “학생들에게 옳고 좋은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활동했다”며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남은 숙제는 학생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향후 계획에 대해 “해임안 결과를 예상할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 계획을 정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박문수 이사장은 회의가 곧 시작된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이주연 이사는 82학번 영문과 동문으로 현재 ㈜피죤의 대표이사로, 여러 기부를 통해 로욜라도서관의 이주연 갤러리가 조성됐다. 계속해서 논란이 된 총장 해임안이 이주연 이사의 해임안으로 이어져 학내에 더 큰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황동준 기자 bool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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