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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간 53주년을 맞이한 본교 교지서강은 매년 2개의 교지를 발간하고 있다. 2022년도 2학기부터 2023년도 1학기까지, 약 1년간 교지서강을 이끌었던 김한울(커뮤 17) 전 편집장을 만나봤다.


- 교지서강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예술 계통 특성화고를 다녔는데, 거기서도 교지 편집장을 했어요. 디자인도 우리가 직접 맡아서 중구난방이었는데도 되게 재밌었거든요. 서강대 입학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도 교지를 했었어요. 서강대에 입학하고 나서는 바빠서 교지를 할 시간이 없었는데, 예전에 다녔던 대학교 교지가 없어졌다는 거예요. 느낌이 안 좋아서 ‘여기도 없어지는 거 아니야?’ 하면서 들어왔더니 진짜 교지서강이 없어질 뻔했더라고요. 교지를 만드는 게 재밌고, 함께 하는 사람들도 재밌어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 교지서강만의 차별점은?


지면 제한이 없어요. 원하는 만큼 글을 쓰고, 아무리 두꺼워도 다 발행할 수 있어요. 암묵적인 분량은 있지만 줄이진 않아요. 그리고 교지서강은 일부러 예전 선배들이 대학부, 사회부, 기수제 이런 것들을 다 없애고 나갔어요. 서로 다 말을 놓고 수평적인 분위기로 활동하는 것이 저희만의 차별점이에요.


-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제가 81호에 썼던 첫 글이요. ‘무한 정상성 궤도’라는 제목으로 익명 인터뷰를 되게 길게 했어요. 정상성이 왜 허구의 개념이고, 정상성에서 벗어난 비정상의 범주가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작한 기획이었어요. 한 사람의 인생에 이렇게 다채로운 일들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는 글이었는데, 제가 어떤 기준으로 교지에 실릴 글의 주제를 정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게 해준 글이라 기억에 남아요.


- 아이템을 선정하는 기준은?


순전히 편집장 역량이에요. 서강대 아니면 청년, 둘 중 하나에는 포함되도록 느슨한 기준을 둬요. 사실상 거의 기준이 없죠. 내가 선정한 아이템이 교지에 실려야 하는 이유를 편집위원들에게 설득해요. 이걸 통과하면 자유롭게 쓸 수 있어요. 또 부원을 선발하는 기준이 아이템 선정하는 기준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면접 때 이 사람이 이런 걸 쓰겠구나가 보이거든요.


- 앞으로 교지서강이 어떻게 발전하길 바라는가?


편집위원들에게 좋아서 하는 곳으로 남으면 좋겠어요. 당장은 안 좋은 시선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학교에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되는 곳이길. 그리고 교지는 내부에 체계가 정말 없어요.(웃음) 체계를 꾸리면 구성원과 상관없이 관료제화되고, 좋아서 해야 하는 일이 해야 하는 일이 되고, 본인이 들어온 이유를 까먹고 피상적인 퀄리티에만 집중하게 돼요. 그러나 지금처럼 체계 없이 가면 편집장의 역량에만 의존해야 해요. 앞으로 이 사이의 중심점을 계속 고민하면서 가길 바라요. 적당한 책임감과 적당한 게으름으로 유지되는 곳이면 좋겠어요. 솔직히 저도 어떤 구조를 꾸려놓아야 교지서강이 잘 이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가장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네요.


- 개인 김한울이 이루고 싶은 꿈은?


특정 직업에 대한 꿈은 없어요. 고등학교 때도 영상을 만들었고 대학을 오기 전에 다니던 회사도 영상회사, 지금도 커뮤니케이션학부라 어쩌다 보니 11년 동안 영상을 만들고 있네요. 목표로 한 건 아니고 살다 보니까 이렇게 됐어요.(웃음) 영상 일을 하든 연구를 하든 어떤 일을 하든지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랑 모여서 서로한테 지치지 않고 계속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공동체를 꾸리고 싶어요.


글·사진│송민지 기자 luna4774@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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