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visual


 

하늘은 밤이 와야 비로소 온전히 쳐다볼 수 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별을 탐구하는 학우들이 모인 서강 별반의 회장 김재원(화공 22) 학우를 만나봤다

 




- 서강별반은 어떤 동아리인지?

 

저희 별반은 별 보는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예요. 미약하긴 하지만 천문학에도 조금 발을 들여놓고 있습니다. 보통 천체 관측과 천문학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천체 관측은 말 그대로 별을 보는 것이고, 천문학은 우주 속에 있는 그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에요. (서강별반의 경우) 천문학 세미나도 매주 열고 있고, 시험 기간을 제외하고 꾸준히 관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별 관측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 특히 별에 가장 관심이 많았어요. 부모님을 따라 천문대에도 많이 갔었고 동네 천문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많이 참여했었죠. 한때 제 꿈이 천체 물리학자였던 적도 있었는데 현재는 취미로 어떻게 별을 더 예쁘게 볼 수 있을지에 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 가장 좋아하는 별이 있다면?

 

카노프스라고 하는 용골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을 좋아해요. 서울에서는 볼 수 없고 남쪽으로 내려가야 볼 수 있는데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항성 중에서는 태양과 시리우스 별을 제외하면 가장 밝게 빛나요. 가족끼리 제주도에 갔었을 때 처음 카노프스를 봤는데 마지막 날 밤에야 밝게 빛나는 별을 볼 수 있었어요. 전날까지 하늘에 구름이 가득 차 있어서 거의 반쯤 포기한 채로 별을 보러 갔던 터라 그 별이 더 밝게 빛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마지막 날 극적으로 보여준 모습 덕분에 제게는 행운의 표식으로 빛나고 있는 별이에요

 

- 별 관측의 매력은? 

 

사실 망원경을 통해 보는 별은 적어요. 보유한 망원경이 엄청 고가의 장비가 아니어서 소수의 천체만 망원경으로 보고 나머지 별들은 돗자리에 누워서 그냥 두 눈으로 관측하거든요. 처음에는 별자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거나, 별을 보면서 소소한 얘기를 해요. 그러다 별이라는 계속해서 흘러가는 점들을 그냥 보고 있다 보면 누가 먼저 시작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각자의 진솔한 얘기들이 나와요. 이게 별 관측의 매력인 것 같아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작년 11월에 1 2일로 화천에 있는 조경철 천문대 관측회에 갔던 적이 있어요. 보통 버스와 숙소는 3~4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하니까 관측 당일의 날씨를 전혀 모르고 예약을 해야 했어요. 날이 흐려 별을 못 볼까 걱정이 많았는데 관측회 때 날이 정말 좋았어요. 별 관측의 성수기라 할 수 있는 겨울이라 볼 수 있는 별자리들도 많아서 정말 많은 별을 봤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 36주년 장수 동아리의 비결은?

 

저는 부원들에게 별반을 소개할 때 정말이지 낮보다 밝은 밤하늘을 보게 되면 당신들은 별의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될 것이다라고 말해요. 별에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들어 오더라도 관측 활동을 하면서 별의 매력에 빠지는 부원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부원들을 구심점으로 다음 관측회가 열리고 그 관측회에서 부원들이 별에 더 관심을 가지는 선순환이 반복돼 지난 36년간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원하는 동아리의 모습이 있다면?

 

우리 동아리 소개글에도 나와있는 문구지만, 적당히 별 보고 적당히 낭만 찾고 적당히 친구 만들면서 복잡한 학교생활에서나 벗어날 수 있는, 바쁜 일상에 적당한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동아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별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동아리의 주축이 돼서 별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깊게 만들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 박성준 기자 psjpjs1234@sogang.ac.kr

사진 제공 | 김재원(화공 22)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