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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언론사나 대학 평가 기관에서는 대학별로 순위를 매겨 랭킹을 공개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언론사 대학 평가로는 중앙일보 평가가 있으며 이외에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의 세계 대학 평가가 있다. 본교는 지난해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올해 QS 세계대학평가 역시 509위로 하락세를 보이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대학평가 실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학 평가가 본질적으로 의미 있는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교육여건 부문의 평가 지표에는 전임교원 확보율,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 등록금 대비 교육비 지급률, 학위과정 등록 외국인 학생 비율 등이 있다. 교육 여건 기반 및 개선이 얼마나 잘 되어있나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이 같은 항목을 선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성과의 품질보다는 투입량 위주의 측정이다. 물론 전임교원 확보율 등이 교육 여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으나 전임교원을 많이 확보했다고 반드시 교육 여건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투입량과 산출량을 비교하는 성과 중심의 평가는 결국 재정이 어느 정도 확보된 대학에 유리해, 이미 형성된 대학 순위가 작동하는 결과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앙일보는 대학 평가의 목적에 대해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대학 간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대학 평가가 진정 대학 간 경쟁을 촉진하는가? 한국 사회에서 교육수요자의 대학에 대한 판단 근거와 대학 간 경쟁은 ‘입결’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대학을 한 줄로 세우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다. 2014년 고려대와 경희대 등 4개 대학 총학생회에서 언론사의 대학평가를 거부하는 운동을 실시한 바 있다. 올해 전국 52개 주요 대학에서는 QS 세계대학평가에 불참 의사를 밝히며 공동 성명을 냈다. 


대학마다 연구 기관이냐 교육 기관이냐에 따라 추구하는 연구 및 교육 목적은 다르다. 따라서 중점적으로 주력하는 분야와 부문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다. 대학 순위평가 체계는 동일한 단위로 변환할 수 없는 항목들을 수량화하고 조작화해 가치를 매기고 있다.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화된 평가 체계를 대학에 적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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