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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하는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며 되레 건강 악화를 겪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단기간에 날씬하고 탄탄한 몸을 만드는 과정으로 신체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바디프로필(Body Profile)이란 바디(Body)와 프로필(Profile)의 합성어로 운동 및 식단 관리를 통해 만들어진 신체를 사진으로 촬영해 기념하는 것을 의미한다. 


| 건강과 개성은 흐려지고

획일화되는 바디프로필


바디프로필은 헬스 트레이너들이나 보디빌더들이 자신의 몸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는 수단으로 시작됐다. 이는 최근 일반인 사이에서도 유행으로 번지는 추세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바디프로필’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3만4,000여 개의 게시물이 쏟아진다. 


하지만 촬영을 결심한 이들이 모두 각자에게 적합한 건강한 몸을 추구하는지는 의문이다. 과거 바디프로필을 촬영했던 김 모(21) 씨는 “바디프로필 열풍이 불면서 건강미 있는 모습이 아닌 그저 ‘마른 몸’으로 촬영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바디프로필로 얻고자 하는 것이 ‘건강한 몸’인지 그저 ‘마른 몸’인지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바디프로필 촬영 과정은 일반적인 헬스 단련 방식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식단’이다. 바디프로필 촬영 경험이 있는 문정후(21) 씨는 “바디프로필 촬영을 앞둔 마지막 한 달간, 기초대사량의 절반 정도인 600kcal만을 섭취하는 한편 운동 루틴은 그대로 유지했다”며 바디프로필 촬영에 가까워질수록 극단적으로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은 예삿일이라 말한다. 


헬스장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3개월 바디프로필 준비반’을 개설해 단기간 바디프로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무리한 체중 감량을 돕는가 하면, 일정 기간 내 체중 감량 후 바디프로필 촬영에 성공하면 고객이 헬스장 측에 지불한 금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바디프로필 촬영 또한 가격이 만만치 않다.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일대일 헬스(PT)의 가격은 1회 평균 4만원에서 6만원대다. 일주일에 3회씩 3개월 동안 운동할 시 총 200만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여기에 촬영 비용 약 40만원과 헤어, 메이크업 및 의상 비용 등을 모두 더하면 총 지불해야 할 금액은 300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 단기간 무리한 체중 감량 

각종 부작용 유발해


이처럼 오랜 기간 건강한 몸을 만들어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간에 큰 감량 효과를 보고자 준비하는 바디프로필은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실제로 바디프로필을 촬영을 위한 무리한 식단 조절은 비일비재하다. “촬영 2주 전부터 식단을 무리하게 조절해, 호르몬 불균형으로 난생처음 생리를 두 달 정도 안 했어요.” 바디프로필을 준비했던 김 모(22) 씨는 촬영 직전 감행했던 식단 조절로 겪었던 후유증을 토로했다. 


힙스청담병원 이선민 원장은 바디프로필 준비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원장은 “과도한 피로감은 물론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탈모, 과도한 활성산소 발생으로 인한 몸과 피부의 노화, 호르몬 문제로 인한 생리적 불편감과 무기력함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무리한 운동과 식단 조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 ‘나’ 자신을 목적에 둬야만

건강한 체중 감량 가능해


운동 기록이 목적이던 바디프로필이 가꿔진 몸을 전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하며 되레 건강은 뒷전인 추세다. 4년째 꾸준히 헬스를 실천 중인 강민주(23)씨는 현재의 바디프로필 열풍에 대해 “바디프로필이 유행 중이라고 단순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개인 차원의 목적 설정의 중요성을 짚었다. 


전문가들 또한 과유불급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원장은 “심하게 왜곡된 마른 모습을 경험하게 되면 촬영 이후 살이 찌거나 근육이 줄어들 때 자신을 옥죄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 유지할 수 있는 자신의 몸 상태를 생각하며 바디프로필 촬영에 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개인의 성취 달성,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 위한 돌파구 등 다양한 이유로 바디프로필 촬영을 결심한다. 단기간의 멋진 몸이 아닌, 장기간의 건강한 몸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 김유정 기자 yujeonnee@sogang.ac.kr

       김현주 기자 hj210031@sogang.ac.kr
일러스트 | 송선우 (아텍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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