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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있는 벨루가 방류 안내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있는 벨루가벨라’. 


▲ 게시물 ‘죽기 전에 바다로’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 | 핫핑크돌핀스]


서울시에 위치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지하 1층에는 벨루가벨라 있는 벨루가존이 있다. 수조로 연결된 지하 2층에는 관람석이 따로 마련돼 있다. 지난 1 기자가 이곳에 직접 방문해 보니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모여 벨라를 관람하고 있었다. 수조를 휴지로 닦고 있는 어린이도 보였다. 그러나 가장 눈에 것은 수조 옆에 부착된현재 벨루가는 새로운 바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었다. 해당 안내문이 말하는준비 있을 벨라의 방류를 의미한다. 지난달 12 롯데 아쿠아리움은 2026 이내로 벨라 방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 방류 약속 4년간 지키지 않아

아쿠아리움 공생은불가능


2014 10월에 처음 롯데 아쿠아리움에 들어왔던 벨루가 마리 마리가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2016년에는벨로, 2019년에는벨리 잇따라 사망하자 2019 롯데 측은벨라 방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해당 약속은 4년이 지난 현시점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에 여러 동물권 단체들이 반발했다. 지난달 24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 앞에서 동물권행동 카라와 새벽이생추어리, 시셰퍼드코리아,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벨루가벨라 방류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본보에 “2019 롯데가 벨라를 방류한다고 발표한 것을 한국 사회의 수족관 돌고래 방류 흐름에 맞춰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행보로 여겼다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4 동안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여전히 벨루가를 전시하는 모습에 이를 규탄하고자 했다 설명했다


롯데의 약속 지연으로 인해 동물권 단체는 벨라를 방류하겠다는 약속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쿠아리움 내부 환경 개선을 통한 동물 복지 강화가 고래류 방류의 대안이 있을지를 놓고 동물권 단체 대다수는불가능하다 의견이다. 핫핑크돌핀스는행동 풍부화*, 활어 공급, 사육 환경 개선, 놀이 도구 지급 지난 10년간 고래류의 동물복지를 높이기 위해 여러 시민단체가 노력해 왔다 전했다. 이어 핫핑크돌핀스는아쿠아리움의 구조적 변화, 환경 개선을 통해 사육 고래류의 동물 복지를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지만 그럼에도 이상 개선의 여지는 없다방류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전했다

 

좁은 수조 전시

스트레스 유발하는반생태적행위


아쿠아리움 고래류를 전시하는 행위가 반생태적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사육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아쿠아리움에 고래류가 장기간 서식 경우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단명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수심 600m 이상 잠수하는 습성이 있는 야생 고래류 벨루가는 이주하는 계절이 되면 시속 10km 2000km 가량 헤엄친다. 하지만 7.5m 깊이인 아쿠아리움 수조는 벨루가의 잠수 활동을 크게 제한한다. 보통 5~10마리 정도 소규모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 벨루가는 번식기가 다가올 100~200마리 정도 무리를 구성하지만, 현재벨라 혼자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벨라 외부의 소음과 진동, 전시를 위한 푸른 조명, 카메라 플래시에 상시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벨라 아이들을 보면 수조 표면 가까이 다가가는 정형행동을 보인다. 핫핑크돌핀스는 “(아쿠아리움의 벨루가들은) 수족관에 갇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해 감금을 견디지 못한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평균 수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일찍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아쿠아리움 고래류 폐사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문제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장 한화아쿠아플래빗에 반입된 벨루가 돌고래루이 2020 폐사했다. 거제씨월드의 경우 VIP 라이드인 돌고래 타기 체험 행사를 위해 2014 개장 20마리의 벨루가가 들어왔으나, 2023 기준 11마리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획된 고래류들은 야생에서 살다가 아쿠아리움으로 포획된 종도 있으며, 인공 번식 환경에서 태어나 아쿠아리움으로 팔려온 종도 있다. 동물권 단체는 해양 생물 종의 특성에 맞는 사육 환경을 고려해 서식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핫핑크돌핀스는즐거움이 생명보다 가치를 지닐 수는 없다서식 조건이 불리한 고래류를 아쿠아리움에 두기보다는 과감하게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전했다

 

아쿠아리움에서 바다쉼터로

신중한 결정 필요


롯데 아쿠아리움 측은벨라 아쿠아리움에서 바다 서식지로 이동하는 방식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 아쿠아리움은 현재까지 3차례 방류를 시도했으나, 코로나와 생츄어리** 안에 있는 개체의 건강 상태 등으로 벨라를 방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26년까지 방류하는 것을 목표로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동물자유연대, 동물을 위한 행동 등과 함께 지속적인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아쿠아리움 측은 벨루가에게 적합한 바다 서식지를 찾아 구체적인 방류 계획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동물권 단체는 벨루가리틀 그레이리틀 화이트 상하이 창펑 오션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아이슬란드 생츄어리로 방류된 선례를 들며 기대감을 모았다. 영국 기업멀린 엔터테인먼트 창펑 오션월드 아쿠아리움을 인수한 아쿠아리움 고래류 서식을 반대하여 8 동안 수조에서 지냈던 벨루가 마리를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2016 방류 계획 발표 , 벨루가 마리는 9000 떨어진 아이슬란드 생츄어리로 이동했으며 2019 이들의 방류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본보기로 삼아벨라 안전 귀환을 위해 시민단체와 롯데 아쿠아리움 측이 협력해 구체적인 방류 계획안을 수립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 이가람 기자 fksp1108@sogang.ac.kr

 

*동물원과 같은 제한적인 공간에서 야생성을 유도하기 위해 동물에게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는 .

**위험에 처한 동물들을 구조해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있도록 조성한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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