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visual

지난달 30일 진행된 총장과의 대화(총대)에서 본교의 국내 혹은 국제 대학 평가 순위 하락 문제를 두고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대학 평가 순위란 대학들에 가능한 한 객관적인 평가를 시도하여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국내의 대표적인 대학 평가 순위 기관으로는 중앙일보가 있으며 국제기관으로는 QS가 있다. 특히 QS의 대학 평가 순위는 국제적으로 여러 방면에서 활용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영국,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에서 3년 내 QS 세계 대학 랭킹 500위 이내 대학 졸업자일 경우 비자 발급에 혜택을 주는 것이 그 예다. 본교 대학 평가 순위 부진한 모습 보여 주요 6개 대학 중 교육여건 부문 최하위 본교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종합순위에서 2021년 14위, 2022년 12위를 차지했다. 서울권 주요 6개 대학(본교·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 중 본교를 제외한 5개 대학이 2년 연속 종합 5위 안에 든 것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낮은 순위다.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교육여건(12개·95점), 교수연구(10개·95점), 학생교육 및 성과(7개·80점), 평판도(4개·30점) 등 4개 부문의 33개 지표를 300점 만점으로 환산하여 순위를 매긴다. 본교는 이 중 ‘교육여건’ 부문에서 타교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본교를 제외한 주요 5개 대학이 교육여건 부문에서 8위 안에 든 반면, 본교는 2021년 34위, 2022년 35위였다. 교육여건의 평가 지표로는 전임교원 확보율,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 등록금 대비 교육비 지급률, 학위과정 등록 외국인 학생 비율 등이 있다. 특히 전임교원 확보율과 관련해 본교의 2023년도 기준 전임교원 1인당 평균 학생 수는 33.39명으로 평균 26.34명을 훨씬 넘겨 전임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QS 세계 대학 랭킹은 학교 평가(30점), 논문 피인용 수(20점), 기업으로부터의 평판(15점), 학생 수/교원 수(10점), 외국인 교원 비율(5점), 유학생 비율(5점), 국제 연구 네트워크(5점), 취업 성과(5점), 지속가능성(5점)으로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여 순위를 매긴다. 본교는 지난해 457위에서 올해 509위로 큰 하락세를 보였다. 본교 기획처 관계자는 “올해부터 QS에서 다른 해외 대학과의 연구 협력 관계를 평가하는 국제 연구 네트워크 지수 등 평가 항목을 신설했다”며 “이에 따라 한국 대학들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본교는 현재 저평가된 본교의 평가 순위를 제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열린 총대 사전 질의에서 본교 기획예산팀 관계자는 “교육여건, 평판도, 학생교육 방면의 점수를 높이기 위해 우수한 신임 교원 확보와 동문과의 관계 개선, 창업 관련 교육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대학 평가, 채용 시 실질적 지표 아냐 교환·유학생에게 QS 평가 의미 있나 본교 정채원(신방 23) 학우는 “본교의 부진한 대학 평가 순위로 취업 시 불이익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업 인사팀 관계자들은 대학 평가 순위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아니라고 말한다.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 A 씨는 “과거에는 채용 시 대학 평가 순위대로 높은 대학에 가산점을 주었지만, 최근에는 블라인드 서류 전형, 채용 면접으로 출신 학교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 인재 개발팀 관계자 B 씨 역시 “대학 평가 순위에만 의지해 지원자를 선발할 경우, 개인 차원에서 높은 역량을 가진 인재보다는 그럴듯한 배경을 가진 사람을 뽑게 되는 편협한 오류투성이의 채용 시스템이 될 것이다”라며 “대학 평가 결과를 지표로 만들어 관리할 만큼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QS 대학평가 순위는 세계적인 지표로서 교환·유학생들에게 참고 자료로 이용된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를 대학 선택의 절대적인 지표로 활용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음이 드러났다. 베트남에서 본교로 유학을 온 안(미엔 22) 학우는 “서강대를 선택할 때 장학금 지원 여부나 서울의 중심지에 있는지를 더 중시했다”며 “QS 대학평가 순위를 크게 참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경영대학에 재학 중인 프랑스인 팔로마(19) 씨 역시 “대학을 선정할 때 QS 랭킹보다는 싱가포르 현지 인식을 더 참고했다”며 “싱가포르 경영대학은 이과대학과 의과대학이 없어서 QS 대학 랭킹은 낮지만, 경영 분야에서는 전문성을 갖춰 현지 인식이 매우 좋은 편이라 QS 랭킹을 보는 것이 의미가 없었다”고 전했다. 모호한 기준, 대학 평가 타당한가 다양한 지향을 지닌 대학을 획일화된 기준으로 평가하고, 줄 세우는 것이 근본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본교 정치외교학과 하상응 교수는 “현재 국내외 대학평가 기관에서 평가의 근거로 삼는 지표는 그 선정 기준과 가중치를 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평가 지표가 갖는 모호함을 지적했다. 또한 “각 대학이 추구하는 교육 및 연구 목적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대학들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교수의 논문 출판 수가 많지만,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낮은 연구 중심의 대학은 연구보다는 교육에 집중해 학생 수업 만족도가 높은 여타 교육 중심 대학보다 교수 연구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하 교수는 “모호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대학 평가는 전혀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대학 평가 기관에 협조하지 않는 대학의 수가 점점 늘어갈 것이다”고 전했다. 오연지 기자 yj231065@sogang.ac.kr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