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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1월, Open 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ChatGPT가 등장한 이후, ChatGPT 활용을 둘러싼 대학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본교 학내 커뮤니티에서도 ‘ChatGPT가 사설업체보다 논문 영어 교정을 잘한다’ 등 ChatGPT의 편리함과 우수성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과 ‘ChatGPT를 자주 사용하면 실제 얻는 지식이 없는 것 같다’ 등 ChatGPT가 학습자의 학습 능력을 저하한다는 부정적 의견이 공존했다. 이에 본교 학우 78명과 교·강사를 대상으로 ChatGPT 사용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학우 93.6%, “ChatGPT 사용해 봤다”

본교 ChatGPT 관련 다양한 교육 진행해


본보에서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본교 학우 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ChatGPT 사용 경험 및 인식에 관한 설문에 따르면, 93.6%(73명)의 학우들이 ‘ChatGPT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ChatGPT 사용 만족도를 묻는 문항에 ChatGPT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우 중 56.2%가 만족, 23.3%가 매우 만족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자료 조사를 직접 하는 것보다 편하고 효율적이기 때문(60.3%)’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모르는 정보를 검색하기 쉽기 때문(50%)’, ‘에세이, 논문 등 작문 과제 수행 시 문단 및 내용 구성에 용이하기 때문(44.8%)’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ChatGPT 사용 경험이 있는 학생 중 84.9%가 ‘앞으로도 ChatGPT를 사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ChatGPT를 사용한 학생들은 Chat GPT의 장점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전했다. 본교 A 학우는 “한국어를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할 때 유용하다”고 밝혔다. 본교 B 학우는 “ChatGPT가 내가 짠 코딩의 오류를 빠르게 찾아 수정해줘서 코딩 과제 수행에 편리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본교는 ChatGPT 등장에 발맞춰 교수자를 위한 관련 교육들을 진행해 왔다. 지난 4월 26일과 5월 17일 본교 교수학습센터는 본교 교·강사를 대상으로 ‘ChatGPT의 이해’와 ‘ChatGPT 시대의 미래 고등교육의 방향’ 강의를 실시했다. 해당 강의를 기획한 본교 이요안 교무처장은 “전문가 특강과 질의응답 등을 통해 대학 내 교수자들이 ChatGPT의 기술적 발전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논의해 ChatGPT 활용에 대한 적절한 원칙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며 강의 주관 목적을 밝혔다.


이어 지난 6월 20일 본교 교수학습센터는 ChatGPT 활용 멀티미디어 워크숍도 개최했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쿨디자인 이상훈 대표가 참여해 본교 교·강사들에게 ChatGPT를 이용해 콘텐츠를 구성하는 방법,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표지나 내용을 돋보이게 만드는 이미지를 제작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시험, 과제에 ChatGPT 활용, 의견 분분해

 “하나의 능력” vs. “개인의 능력 아냐”


ChatGPT를 시험이나 과제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본교 구성원들의 의견은 어떨까. 본보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과제를 하거나 시험을 칠 때 ChatGPT 활용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62.8%(49명)의 학우들이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며, 37.2%(29명)의 학생들은 ‘부정적’이라 답했다.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학우 중 77.6%가 ‘ChatGPT를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을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ChatGPT가 과제, 시험을 수행할 때 가장 신속하게 자료를 조사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42.9%)’, ‘ChatGPT가 학습에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기 때문(30.6%)’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변한 학우들은 그 이유로 ‘개인의 능력으로 시험이나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75.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외에도 ‘ChatGPT 활용으로 학습자가 얻는 지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44.8%)’, ‘ChatGPT 활용이 부정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27.6%)’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ChatGPT를 과제나 시험에서 활용하는 것에 대해 교·강사들의 의견도 다양했다. 본교 화학과 이덕환 명예교수는 지난 1학기 ‘자연과 인간’ 강의에서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ChatGPT 사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ChatGPT에 대해 “초기에는 ChatGPT를 시험용으로 사용했지만, 오류가 너무 많아 답변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교수는 “다가올 2학기 강의에서도 학생들의 ChatGPT 선택권은 보장해 줄 생각이지만 과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ChatGPT는) 자료를 찾아내고, 자료의 가치를 판단하고, 취사선택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본교 인공지능학과 장부루 조교수는 “시험은 학생들의 학습 정도를 평가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험에 ChatGPT를 활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과제는 학습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ChatGPT를 보조 도구로 활용해 학습 효율을 높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본교에는 ChatGPT 관련 학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본교 교무팀 학칙 개정 담당자는 “단과대, 본부 부서 등의 제청이 있으면 ChatGPT 관련 학칙 신설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논의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이요안 교무처장은 “전공 영역에 따라 ChatGPT의 활용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수업에서의 활용 목적과 범위, 윤리적 태도 등에 대해 각 강좌 교수와 소통하여 ChatGPT 활용의 범위와 내용을 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무처장은 “대학생이라면 ChatGPT가 제시하는 답변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타당성이 확보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스스로 탐색하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ChatGPT의 바람직한 사용 방법은


ChatGPT의 바람직한 사용 방법은 무엇일까. 본교 C 학우는 “ChatGPT를 능동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ChatGPT의 답변을 비판적으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본교 공과대학 A 교수 역시 “ChatGPT는 입력과 출력 관계가 있는 데이터 집합으로부터 어떤 (확률적) 함수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학습시켜 도출한 후, 입력된 질의에 대한 출력을 보내는 일종의 계산기”라며 “학습의 한계로 출력된 답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ChatGPT는 학습에 도움을 주는 참고 도구 역할까지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쿨디자인 이상훈 대표는 “Chat GPT는 글로 구성된 내용물을 빠르게 읽어 요약, 번역, 분석을 해주기 때문에 수많은 보고서와 논문을 읽고 작성해야 하는 교수님과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ChatGPT가 나에게 질문하도록 하는 기능을 활용해 발표, 각종 면접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을 미리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송민지 기자 luna4774@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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