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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구성원은 종이컵보다는 개인 텀블러나 컵을, 비닐봉지나 쇼핑백 대신 장바구니와 에코백을, 불필요한 제품은 사지 않고 중고 활용하는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해 1회용품 사용을 줄일 것을 약속합니다.” 지난 5월 본교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엔 손가락으로 0과 1을 표현한 심종혁 총장의 사진과 함께 이와 같은 글이 게시됐다. 이는 ‘1회용품 제로 챌린지’의 일환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을 생활화할 것을 약속하는 범국민적 릴레이 캠페인이다. 현재 대학, 공공기관, 기업, 지자체 등 다양한 기관에서 해당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쓰레기 배출량과 일회용 폐기물이 나날이 증가하는 오늘날, 사회 곳곳에선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일회용품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1회용품 제로 챌린지에 동참한 본교는 일회용 쓰레기 감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오늘의 분리수거 배출함’, 홍보 필요

|종이 절약 위한 서강 페이퍼리스 1.0


본교는 ‘오늘의 분리수거 배출함’을 설치해 쓰레기 분리배출을 독려하고 종이 자원 절약을 위해 ‘서강 페이퍼리스 1.0 시스템’을 도입했다.


‘오늘의 분리수거 배출함’과 다회용컵 무인회수기의 모습.


앱 내 QR코드와 페트병의 바코드를 스캔하자 열리는 ‘오늘의 분리수거 배출함’ 투입구.


오늘의 분리수거 배출함은 마포구청과 본교가 함께 시행한 분리수거 독려 목적의 사업으로, 지난 2021년 12월 본교 베르크만스 우정원(BW관)에 설치됐다. 기자는 다 마신 음료수 페트병을 들고 직접 이곳을 찾았다.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설치하고, 앱 내 QR코드와 분리수거할 페트병의 바코드를 기계의 바코드 리더기에 스캔하자 불빛이 번쩍이며 기계의 투입구가 열렸다. 배출구에 페트병을 투입하자 앱 내 포인트가 적립됐다. 적립된 포인트를 이용해 앱 내 ‘오분 쇼핑’ 배너에서 물, 양말, 방향제 등을 구매할 수 있었고, ‘오분 기부’ 배너에서는 소아암 환자 등 취약 계층에게 포인트를 기부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오늘의 분리수거 배출함을 알고 있는 학우는 많지 않다. 해당 기계에 대한 안내와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본교 강희경(경제 23) 학우는 “오늘의 분리수거 배출함이라는 기계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좋은 취지로 설치된 기계인 만큼 홍보가 활발히 이뤄져 이용자 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본교는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본교는 대학 내 연구과제 행정 처리를 실물 종이 문서 대신 온라인 파일만으로 진행하는 서강 페이퍼리스 1.0 시스템을 전면 시행했다. 본교 발전홍보팀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강 페이퍼리스 1.0 시스템에 대해 신관우 산학협력단장은 “연구 행정의 간소화로 자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친환경 캠퍼스 조성 사업 ‘제로캠퍼스’

|본교 제로캠퍼스 정책 잘 시행되고 있나


본교는 지난해 5월경 서울시가 추진하는 친환경 캠퍼스 조성을 위한 ‘제로캠퍼스’ 사업에 1차로 참여한 바 있다. 제로캠퍼스 사업은 일회용품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을 포장·배달할 때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를 대학에 적용한 사업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제로캠퍼스 사업 참여 희망 학교에 일괄적으로 ‘제로캠퍼스 폐기물 관리 가이드라인 및 실천 행동’을 배포했고, 분리배출함 설치에 대학별 천만 원, 폐기물 감량 관련 동아리 활동에 대학별로 200만 원을 지원했다.


제로캠퍼스 사업의 일환으로 본교는 분리수거함을 설치하고 학내 입점업체에 다회용기 사용을 권고했다. 또한 BW관에 다회용 컵 회수기를 설치했다. 서울시 자원순환과 최효정 주무관은 “(서울시에서) 제로캠퍼스 참여 대학에 다회용컵 회수기 설치를 지원했다”며 “다회용컵 무인회수기는 서강대 외 3개교에서 운영 중”이라 전했다.


본교의 제로캠퍼스 관련 정책은 전반적으로 잘 시행되고 있었다. 현재 본교 캠퍼스에는 총 11대의 분리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시설팀 하덕남 팀장은 “분류 체계에 맞지 않는 쓰레기를 배출했을 경우 별도로 분류를 진행한다”며 일회용 쓰레기 재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공차, 서강식객 등 학내 입점 카페와 음식점에서 발생한 일회용품 쓰레기도 분리수거를 거쳐 배출되고 있었다. 학내 입점 카페와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상점이 매장 내에서 다회용기와 다회용컵을 사용하도록 하는 정책을 준수하고 있었다. 서강식객의 사장 김현식(가명) 씨는 “다회용품 사용 정책으로 추가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환경을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당 정책에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다회용컵 무인회수기의 경우 BW관 2층 오늘의 분리수거 배출함 옆에 설치돼 있다. ‘제로카페’에서 다회용컵을 요청해 음료를 주문한 후, 다 마신 다회용컵을 무인반납기에서 반납하면 보증금이 환불되는 방식이다. 제로카페는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을 전용으로 사용하는 커피전문점이다. 음료를 마신 후 네이버 페이, 티머니 등의 바코드와 해당 다회용컵의 QR코드를 리더기에 스캔하면 컵 보증금(1천 원)이 즉시 환불된다. 그러나 다회용컵이 회수돼 있어야 할 곳에는 플라스틱 컵, 종이 등의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었다.


한편 본교 제로캠퍼스 사업은 타 대학들에 비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지 않는 소극적 정책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제로캠퍼스 최우수상을 수상한 숙명여대는 축제에서 일회용기 사용을 금지하고 다회용기 대여 시스템을 도입해 배출되는 쓰레기를 크게 줄였다. 또한 교내 주요 건물에 폐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해 ‘폐마스크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대동제 당시 서울문화예대 학생들과 함께 재활용품과 폐기물품을 활용한 패션 소품을 착용하고 패션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본교 시설팀은 지난해 5월 경 제로캠퍼스 사업에 참여하게 됐음을 전하며, “서울시와 함께 대학별 기숙사 음식물쓰레기 감량 대결 이벤트, 입주업체 매장 내 친환경 컵, 스트로우 사용 권장을 계획 중에 있다”고 본보에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학별 기숙사 음식물쓰레기 감량 대결 이벤트’는  진행되지 않았다. 하 팀장은 “분리수거함 설치와 학내 입점업체 다회용기 사용 권고 이외의 사업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학교 예산을 투입해 해당 사업을 실시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사진 | 정가영 기자 shiny22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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