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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본교 총학생회 홈페이지와 학내 커뮤니티에 곤자가 국제학사에 대한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기숙사 규정 강화 문제와 부실한 식사 현황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학생들의 안식처 역할을 담당하는 기숙사, 이대로 괜찮은 걸까. 본보는 기숙사 현황과 학생들의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본교 기숙사 거주 경험이 있는 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곤자가 국제학사에 거주한 98명 중 ‘매우 불만족’, ‘불만족’을 선택한 비율은 74.5%(73명)로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그 이유로는 다른 학교나 기숙사 시설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식사가 부실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사감실 직원들의 불친절한 태도와 시설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도 다수 존재했다. 또한 곤자가 국제학사의 규정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규정에 대해 ‘매우 불합리적’, ‘불합리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54.2%(52명)로 과반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로 귀가 시간과 외박 신청 시간이 앞당겨지고, 위반 시 강제퇴사라는 조항이 추가돼 규정이 강화됐다. 이에 학생들은 변경된 규정이 과도하며 입사 전 미리 공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기숙사 측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벨라르미노 학사 역시 거주 만족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곤자가 국제학사보다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벨라르미노 학사에 거주한 57명 중 ‘매우 불만족’, ‘불만족’을 선택한 비율은 36.8%(21명)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적당한 비용과 식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노후화된 시설의 보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기숙사 생활 규정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엔 ‘보통’이 38.5%(20명), ‘합리적’이 34.6%(18명)로 긍정적인 답변 비율이 높았다.


본교 기숙사 이훈 학사장은 이번에 제기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먼저 규정 강화는 행정상의 편리가 아닌 기숙사 사생들의 안전을 위해 결정된 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규정을 어겨도 강제퇴사 인원이 없도록 면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명시적인 규정만 보고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기숙사 사감실 직원의 불친절 논란에 대해서는 문제를 파악하고 직원 교육에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곤자가 국제학사의 기숙사비가 비싸다는 의견에는 “민자기숙사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곤자가 국제학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유한회사에 학교가 일정 기간 내에 상환을 끝내야 하고, 유한회사의 이익도 고려해야 하므로 지금의 가격이 책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식사 역시 의무식인 벨라르미노 학사와 달리 선택식을 제공하는 곤자가 국제학사는 식수 인원이 예측되지 않아 단가가 비싸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불만은 단순히 가격이 높은 것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본교 기숙사는 한 학기가 끝날 때마다 사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데, 결과가 제대로 반영되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식단이나 시설, 직원의 불친절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지만 전달하는 창구가 부족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불만을 느끼는 것이다. 기숙사비를 조정하기 어렵다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본교 비상대책위원회 주거문화국은 기숙사와 관련해 지속적인 설문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숙사 측과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논란이 됐던 곤자가 국제학사의 식사 자료를 수집하고 유한회사와의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기숙사의 목적은 통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질이 보장된 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더 나은 주거공간을 위해 본교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나 기자 una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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