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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사이의 치열한 인지도 경쟁은 대학의 브랜드화 시대를 초래했다. 이제 대학의 브랜드 이미지 정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은 본교의 브랜드 이미지는 어떨까. 또한 앞으로는 어떠한 변화가 필요할까. 본보는 이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본교 재학·졸업생 4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로고, 표어, 교훈 등의 대학 상징체계(University Identity, 이하 UI)는 학교의 브랜드 이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요소다. 설문조사 결과 교훈이 종교적인 색채를 너무 강하게 드러낸다는 의견이 상당수 존재했지만, 교훈을 포함한 본교의 모든 UI에 대한 학우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교가 이러한 UI를 대학 홍보에 잘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통이다’와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를 선택한 비율은 67.5%(287명)로 학우들의 의견은 회의적이었다. UI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형과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는 타 대학에 비해 본교는 이에 대한 관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중앙대 체육대학, 광주고 등 본교 표어의 표절 사례가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학교 측이 이에 대응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본교 관계자는 “표어의 경우 현재 상표권으로 등록돼있고, 본교의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상업적인 용도로 쓰이는 경우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저작권에 대한 소송 및 관리는 기획팀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교 기념품에 대해 학우들은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본교의 기념품 디자인이 대학 브랜드를 잘 활용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의 답변 비율은 과반인 53%(225명)를 기록했다. 학교의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기념품 관련 응답이 각각 첫 번째, 세 번째로 높았다. 이는 본교 기념품의 품질과 종류가 타 대학에 비해 매우 빈약한 수준이며, 학교 측의 지원을 통한 기념품샵의 확장 및 개선 또한 시급함을 증명한다.


실제로 많은 학우들이 연세대, 이화여대 등 타 대학 사례와 비교하며 본교 기념품의 디자인과 종류는 구매 욕구를 전혀 자극하지 않아 외부인은 물론 재학생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본교 발전홍보팀 관계자는 “기념품의 경우 학교의 교육 외 수익사업이 금지돼 있어 자체 운영이 불가한 까닭에 현재 외부 업체를 위탁해 운영 중이지만, 수요 자체의 제한이 있다”며 “기념품 종류를 확장하거나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공유된다면 더 좋은 기념품을 만들 수 있겠지만, 해당 기념품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업체와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본교 캠퍼스의 디자인에 대해선 학우들의 불만이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캠퍼스 디자인의 변화에 대해서는 많은 학우들이 긍정적이었다. 캠퍼스 디자인 개선을 브랜드 이미지 발전 방안으로 꼽은 응답자 수는 167명에 달했다.


캠퍼스 내 휘장 설치 건에 대해선 86.4%(367명)의 학우들이 찬성했다. 학교를 방문하는 외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고, 학내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주기적인 관리 및 세탁이 요구되는 휘장의 특성상, 현재 학교 본부의 시설 관리 능력을 감안했을 때 현실적으로 유지 및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본교의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96%(408명)의 학우들이 ‘매우 그렇다’,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학우들이 느끼는 본교 브랜드 이미지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교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재고하기 위해선 재단 이슈 등의 내부적인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본교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보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카드 뉴스 참고.


김예찬 기자 chan1rw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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