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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서강대 분회가 지난달 26일부터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12시 반, 본교 곤자가 플라자 앞에서 식대 2만 원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곤자가 국제학사 내 미화팀, 경비팀, 시설팀, 주차 관리팀 노동자들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서강대 지부는 ‘용역노동자 식대 5년째 12만 원, 이렇게는 못 살아요’,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식대 인상 쟁취하자!’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벌인다.


| 노조와 용역 업체의 입장 달라


공공운수노조(노조)의 요구 사항은 시급 270원 인상과 한 달 식대 2만 원 인상이다. 지난해 11월 29일 노조 14개 분회와 17개 용역업체는 임금 협상을 위한 집단 교섭을 시작했다. 노조는 △ 시급 570원 인상 △ 월 식대 2만 원 인상 △ 명절 상여금 25만 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용역업체에서는 △ 시급 50원 인상 △ 월 식대 및 상여금 동결을 제시했고, 교섭은 결렬됐다.


이에 지난 2월 23일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조정을 요청했고, 지노위는 지난달 14일 △ 시급 270원 인상 △ 월 식대 및 명절 상여금 동결 △ 2025년 단체교섭에서 노동조합의 식대 및 명절 상여금 인상 요구와 관련해 성실히 교섭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최종 조정안을 통보했다. 그러나 노조 측에서는 식대 2만 원 인상을 요구하며 조정안을 거부했고, 쟁의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황진서 조직차장은 “사측과의 원만한 협의를 위해 시급 570원에서 270원 인상으로 낮췄다”며 “그러나 사측은 식대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황 조직차장은 “현재 공공운수노조가 교섭권을 가진 사업장들에 임금을 동시에 적용하기 때문에 현 시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화여대, 연세대 등 타 대학에서도 시위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노동자들, “식대 2만 원 인상 필요해”


곤자가 국제학사 내 노동자들의 현행 시급은 미화팀 기준으로 1만190원, 식대는 동일하게 12만 원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6% 상승한 것에 반해 식대는 4년 동안 동결된 상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서강대 분회 분회장을 맡고 있는 곤자가 국제학사 경비 노동자 이윤걸 씨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면 보통 오전 6시 40분에는 출근하기 때문에 하루에 2끼를 사 먹게 된다”며 “그러나 한 달에 22일을 근무한다고 했을 때 월 12만 원의 식대로는 한 끼에 2,720원 밖에 못써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이 씨는 “현재 식대로는 김밥 한 줄 사 먹기도 어렵다”며 “사발면이나 빵으로 한 끼를 때우거나 도시락을 준비해 와서 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곤자가 국제학사 미화 노동자 A 씨도 “간단하게 도시락을 싸 와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며 “물가가 전에 비해 많이 올라 밖에서 밥을 사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핵심 원인은 “노동자들의 계약구조”


한편 현강우 노무사는 현 상황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곤자가 국제학사 미화, 경비, 시설, 주차 관리 노동자들의 계약 구조’에 있다고 지적한다. 곤자가 국제학사 규정 제1장 총칙 제3조에 따르면 국제학사의 소유권은 본교에, 국제학사의 시설 및 행정에 대한 관리운영권은 서강국제학사유한회사(유한회사)에 위임한 상태다. 유한회사는 국제학사를 관리운영하는 독립법인으로서 국제학사의 건물관리를 용역회사에 위탁할 수 있다.


이에 유한회사는 업체 ‘KT텔레캅’과 건물 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KT텔레캅은 ‘굿모닝대양’을 협력사로 두고 있다. 즉, 곤자가 국제학사 미화, 경비, 시설, 주차 관리 노동자들은 용역업체인 굿모닝대양 소속 직원들이다. 황 조직차장은 “서강대학교는 제1원청사, 서강국제학사유한회사는 제2원청사로, 곤자가 국제학사 미화, 경비, 시설, 주차 관리팀 노동자들은 서강대와 국제학사유한회사에 간접 고용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씨는 “여러 회사를 거쳐야 하므로 요구 사항을 건의하기 어렵다”며 “실제로 휴게실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3개월 만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또한 곤자가 국제학사 미화 노동자 B 씨는 “개별적으로 의견을 내기는 어렵기에 다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전했다.


현 노무사는 현 계약구조를 “해고가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고용 조정을 쉽게 하기 위해 직접 고용 대신 간접 고용을 선택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현 노무사는 “휴게실, 학식 등 본교가 제공할 수 있는 사항이 많다는 걸 서로 인식해야 한다”며 “비금전적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본교와 이야기를 하고, 금전적인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하청업체와 교섭하는 등 소통 채널을 이원화시키는 것이 (노조 측에)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섭 결렬로 파업까지 이어지게 되면 근로자 측이 임금을 못 받는 등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유한회사 관계자 측은 “유한회사와 협상하는 게 아닌 용역 업체와 노조 측에서 협상하는 것”이라 밝혔다.


글 | 송민지 기자 luna4774@sogang.ac.kr

사진 | 정가영 기자 zelda030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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