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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분량의 영화를 0.1초만에 내려받고 실시간으로 환자의 몸 상태가 의사에게 전송되는 세상. 불과 몇년 뒤에는 6G 기술 덕에 모두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현재 세계는 6G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6G는 이르면 2027년, 늦어도 2030년까지는 상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막에서 바다까지, 우리 사회를 연결해줄 6G


6G는 5G보다 최대 50배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하고, 10배 빠르게 반응해 지연되는 정도를 낮추며, 10배 많은 기기에 연결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기술이다. 6G는 기존과 통신 방법부터 다르다. 현재는 지상 기지국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지만, 6G는 상공 300~1,500 사이를 공전하는 ‘저궤도 인공위성’을 함께 활용한다. 저궤도 인공위성을 활용하면 주파수 대역폭을 넓힐 수 있다. 주파수 대역폭은 통신 시스템이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활용하는 주파수 범위다. 주파수 대역폭이 넓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어 사막, 바닷속, 하늘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초고속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각 국가별로 네트워크가 분리돼 있어 해외에 나갈 때마다 하던 데이터 로밍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6G가 상용화되면 주파수 대역폭이 넓어지고 ‘센싱(sensing)’ 정밀도도 높아져 주변 정보를 더욱 섬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센싱은 센서로 주변 환경과 장치 상태 등을 감지하고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6G의 핵심은 센싱과 통신의 결합이다. 6G는 수집한 데이터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네트워크로 전송하고, 이를 분석해 주변 환경 변화 등을 감지한다. 예를 들면 모션 센서를 활용해 도시 교통 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6G 네트워크를 통해 신호 제어 장치와 연결하는 것이다. 교통량 혹은 도로 위 긴급상황에 맞춰 도시 교통을 유연하게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센싱과 통신을 결합하려는 시도는 이전부터 존재했으나, 대역폭의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6G에 이르러 대역폭이 넓어지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여러 분야에 걸친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6G의 뛰어난 기기 연결성 덕에, 한국에서 미국에 있는 드론을 조종해 원격으로 관광하는 등 우리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다. 현실 공간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능력이 향상돼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할 때 더욱 넓은 범위를 측정할 수 있고, 정밀한 공장 부품 조작, 자율주행 드론 군집 비행 등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복잡한 인프라는 편재지능이 도맡아 관리한다. 편재지능이란 사물인터넷 기기에 직접 내재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직접 결정을 내리는 인공지능이다. 6G 도입으로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6G가 넘어야 할 산


그러나 6G 도입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6G 속도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지난 2019년 5G가 도입된 이래 소비자들 사이에선 5G 속도가 4G보다 빨라진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속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은 착각이 아니다. 5G 상용화에 필요한 기지국이  충분히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통신 3사(KT·SKT·LGU+)가 설치한 5G 기지국 수는 1,600개로, 필요한 기지국 수의 1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KT와 SKT 기지국 96%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지방에 거주하는 사용자들의 5G 속도 체감은 더욱 낮을 수 밖에 없다. 6G가 5G보다 최대 50배 빠르다고 광고하기는 하지만, 속도는 커녕 요금제 가격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6G가 우리 삶 속에 자리잡기까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5G 시대를 거치며 제기된 문제점들이 해결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릴 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 | 하헌빈 기자 gkghsqls@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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