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처가 올해 2학기 및 겨울 계절학기에 ‘제한적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제한적 절대평가는 A학점을 전체 수강생의 40%까지 부여할 수 있고, B학점 이하로는 비율 제한을 두지 않는 평가 방식이다. 기존 상대평가 방식의 경우 성적 분포는 ‘A학점 30% 이내, A와 B학점을 합쳐 70% 이내, C학점은 50% 이내’로 제한해왔다.
부정행위와 인터넷 연결 문제 등 비대면 시험의 불공정성이 드러나면서 학우들은 평가방식 개선을 요구했다. 본교 홈페이지 ‘서강에 바라는 글’에는 ‘상대평가와 비대면 시험은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담은 글 ‘이래도 상대평가입니까?’가 게시되기도 했다. 글쓴이는 ‘학우들이 절대평가를 비판하는 이유는 학점을 잘 받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 아니라, 공정성의 결여 때문’이라며 ‘본교의 소통 부재에 대해 교육부 민원을 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301명 학우들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교무처장은 ‘본교 학점이 부풀려졌다’는 외부 언론보도를 근거로 ‘A학점 비율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며 총학생회(총학)의 절대평가 전환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그럼에도 총학은 지속적으로 교무처에 절대평가로 평가방식을 전환할 것을 요구해왔다. 송서희(경영 19) 총학생회장은 “두 번 정도 교무처와 직접 면담을 가졌고, 이외에 전화 통화나 학생문화처를 통해 논의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총학 측은 절대평가 전환을 시험 기간이 끝난 뒤 알게 됐고, 그 과정에서 교무처 내부에서 마련한 대안의 내용이 총학에 제때 공유되지 않아 마찰이 일었다고 전했다.
교무처는 지난달 29일 ‘성적 평가 방식 변경에 관한 교무처 입장’을 발표하며 ‘이래도 상대평가입니까?’ 글은 학교의 평가 방식 변경 이유와 무관하며, 제한적 절대평가는 총학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기 힘들어 절충안을 마련한 것임을 알렸다. 또한 본부 위원회 회의를 거치지 않고서는 최종 결정이 불가능해 변경안을 사전에 총학에 알릴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KT 인터넷 장애 발생...시험 차질 빚어
학우들이 지적한 비대면 고사의 가장 큰 허점은 KT 인터넷 장애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KT 유·무선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하면서 사이버 캠퍼스 시험 창 및 시험 감독을 위한 줌(Zoom)의 접속이 중단되는 사례들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본교는 LG 인터넷망을 사용해 큰 피해는 보지 않았으나, 각지에서 KT 인터넷을 사용한 학우들이 문제를 겪었다. 특히 곤자가 국제학사는 KT 인터넷망을 사용해 기숙사에서 시험을 응시한 학우들이 고초를 겪었다.
학사지원팀은 네트워크 끊김 문제를 인지하고 당일 시험을 한 주 뒤인 11월 1일로 연기했다. 한편 시험 도중 문제가 발생한 2교시 시험의 경우 “재시험을 보는 것을 원칙으로 했지만, 수업과 평가에 관해서는 교수가 고유 권한을 가진다”고 밝혔다. 이에 시험 형태와 상황에 따라 재시험, 기말고사 및 과제 비중 증가, 피해 학생에게 별도의 성적 기준 적용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비대면 시험 부정행위, 대처 미흡해
한편 부정행위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도 비대면 고사의 허점으로 지적됐다. 교무처는 비대면 시험 부정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예고하며 “서강과 (학생)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도록 공정하게 시험에 응할 것”을 부탁한 바 있다.
그러나 모든 부정행위자에게 본부 차원의 중징계를 내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학사지원팀에 부정행위자 관련 조사가 존재하는지 묻자 “교수 측 재량으로 낮은 학점을 부여하는 방식의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 교수가 본부에 관련 보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행위 관련 통계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부정행위가 악질적이거나, 교수 측에서 강하게 학생을 징계하고 싶다는 연락이 올 때 징계위원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교수가 부정행위 발생을 보고하는 것이 필수가 아니므로, 교무처가 예고한 대로 강력히 징계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다.
이 외에 부정행위 의심자에 대한 교수와 조교 측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본문화의이해' 수업을 듣는 A 학우는 “시험 중 화장실에 다녀올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이 의심스러웠다. 암기 과목 시험이니 충분히 커닝이 가능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추상대수학' 수업의 경우 손만 보이도록 줌 화면을 조정한 학우가 있었지만, 조교나 교수 측의 지적이 없었다는 제보가 있었다.
한편 총학은 지난 9월 17일 발표한 ‘비대면수업의 비대면시험 결정에 관한 입장문’에서 ‘비대면시험 가이드라인 제작과 철저한 준수 안내, 부정행위 제보 운영’으로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마저 운영되지 않으면서 공정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 송 총학생회장은 “가이드라인 제작과 부정행위 제보 창구의 경우 교무처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이야기해 신경 쓰지 못했다”고 밝혔다. 학사지원팀에 확인한 결과 교무처 측 가이드라인 배포와 부정행위 창구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경 기자 prima324@sog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