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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실기 수업 교수님께서 ‘눈은 보배다’라고 하시면서 우리는 보는 것에서 아주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운동을 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감각은 시각이라고, 잘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관찰하고 따라 해보라고 하셨다. 많이 공감됐다. 시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운동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좋은 것들을 의식적으로 많이 보고, 무의식중에 보게 되는 많은 것들을 잘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듣고 느끼는 것에도 모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나? 라고 생각했다. 근데 더 생각해보니, 그것도 맞지만 다른 감각들보다 특히 시각은 무의식중에 받는 자극이 커서 더 중요한 거 같았다.


무언가를 듣거나 느낄 때는 내가 그러한 자극을 받고 있다는 걸 쉽게 인지하는 반면에 무언가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눈은 항상 뜨고 있으니까 그만큼 자극이 많이 들어오고, 그만큼 내가 특별히 의식하고 있지 않은, 무의식중에도 받게 되는 자극도 많고, 그만큼 내가 시각을 통해 받는 자극에 무뎌지기도 하고, 그만큼 무언가 특별한 게 있어도 그것이 더 이상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는 경우도 많은 거 같고, 그렇지만 결국엔 양적으로 따지면 자극이 가장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만큼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감각인 거고. 그래서 내가 보는 것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거고.


그러다 또 문득 ‘눈은 항상 뜨고 있으니까’라는 말에 대한 반박으로 귀도 항상 열려있지 않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귀는 이어폰이나 귀마개를 착용해서 의도적으로 막을 수 있다. 그렇지만 눈은, 생활하기 위해서는 막을 수가 없다. 라고 보니, 모든 사람이 시각이나 청각으로 자극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 외의 다른 감각도 마찬가지고.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선입견에 휩싸여 있었다.


부끄럽다.


이민희 (컴공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