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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수출 제한에 나섬에 따라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소방, 구급 차량의 운행 중단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물류대란 위험성까지 제기된 가운데 요소수 자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 요소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서 유해물인 질소산화물(NOx)을 정화한다. 


| 요소수와 SCR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정화하는 데 사용하는 물질이다. 질소와 산소가 결합된 화합물인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의 주범일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유해물질이다. 따라서 디젤 차량에는 질소산화물이 그대로 배출되는 것을 막는 장치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Selective Catalyst Reduction)가 탑재돼 있다. SCR은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화학 분해하는 장치다. 이러한 SCR에 촉매제로써 반드시 필요한 핵심 물질이 바로 요소수다.


지난 2015년 유럽의 최신 배출 가스 규제인 ‘유로6’가 국내에 도입됐다. ‘유로6’란 디젤엔진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에서 시행하고 있는 규제로,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 및 미세먼지를 규제하는 기준이다. 이에 따라 2016년 이후 제작, 수입된 차량의 경우 SCR 장치가 실질적으로 의무화돼 SCR 작동에 필요한 요소수 또한 필수 품목이 됐다.  국내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SCR을 장착한 차량은 약 60%에 해당하는 200만대 정도다.

SCR의 핵심은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데 있다. SCR에 필요한 요소수는 물에 암모니아 희석 형태인 요소 성분을 혼합한 것이다. SCR 장치 속 주입 밸브에서 요소수를 분사하게 되면, 배기가스의 열에 의해 요소수는 다시 암모니아(NH3) 성분으로 변한다. 이렇게 생성된 미립자로 분리된 암모니아가 질소산화물과 결합하는 과정이 촉매 반응이다. 이 촉매 반응의 결과 질소산화물은 질소(N2)와 물(H2O)로 환원된다. 이러한 SCR의 작동 과정을 거쳐 유해가스를 70~90% 정도 저감할 수 있다.


| 요소수 부족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


일반적으로 SCR이 부착된 차량의 경우 요소수는 연료량 대비 5~7%가 필요하다. 따라서 승용차의 경우 요소수 10L 한 통을 넣으면 8,000~1만km를 달릴 수 있어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당장의 운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적다. 반면 1톤 이상 화물차의 경우에는 300~400km 주행 시 요소수 약 10L를 보충해야 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 이동한다면, 20L가량이 필요한 것이다. 장거리 운행이 주된 화물차는 통상 한 달에 10L짜리 요소수가 10~15통 정도가 필요하다.

요소수가 떨어졌는데도 보충하지 않으면 요소수 분사 장치가 열에 노출돼 고장 위험이 높다. 더불어 SCR 개발 초기에 출시된 차량을 제외한 디젤 승용차는 요소수가 부족하면 아예 시동을 걸 수 없고, 화물차도 출력 저하로 시속 20km정도의 속도만 낼 수 있어 사실상 운행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요소수는 요소 함량에 따라 크게 차량용과 선박용, 산업용, 농업용으로 분류된다. 특히 차량용 요소수는 SCR 시스템에 적합하도록 미네랄이 제거된 탈이온수 67.5%에 순수 요소 함량 약 32.5%를 배합해 만들어진다. 반면 선박용, 산업용 요소수의 요소함량은 약 40%로 일반차량에 사용될 경우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농업용은 농사용 요소비료를 녹인 수용액으로, 요소에 코팅 성분이 있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 어렵다. 최근 차량용 요소수 부족 문제에 따라 산업용 요소수를 정제해 차량용으로 사용하자는 대안이 쉽게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무단으로 SCR을 탈거, 훼손하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요소수를 투입하지 않아도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변경된 SCR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어려우며, SCR은 차량의 메인 시스템과 연동된 기본 장치이기에 단순 탈거를 진행한다면 차량의 정상적 기능이 유지될 수 없다. 이번 사태에 SCR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일자 환경부는 지난 3일 성급한 규제 완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소수 품귀 현상은 소방·구급 등 공공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4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당국이 전국에서 운영하는 소방차의 80.5%, 119구급차의 89.9%가 요소수를 필요로 한다. 소방차와 구급차는 다른 SCR 장치 부착 차량과 마찬가지로 요소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출력이 크게 낮아지도록 설계돼 있다. 요소수 대란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했던 소방청은 11월 4일 기준 대략 내년 2월까지는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요소수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 박주하 기자 jhpark@sogang.ac.kr

인포그래픽 | 강혜림 기자 optimushye@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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