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배달, 불편한 진실
① 익숙하고 편리한 배달문화의 역사
클릭 한 번이면 먹고 싶은 음식이 문 앞으로 배달되는 시대. 음식 배달은 우리의 ‘일상’이 됐다. 그러나 편리한 배달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가 지불하는 ‘배달의 대가’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 ‘배달의민족’ 앱에서 주문하는 모습.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내건 광고 문구는 엄청난 흥행을 일으킨 바 있다. 요식 문화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정도의 한국의 배달문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배달문화는 어떻게 처음 시작됐을까. 조선 시대 황윤석이라는 어느 선비의 1768년 일기에 친구들과 함께 냉면을 시켜 먹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배달의 역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달부가 달려가 음식을 전해주던 풍경은 시간이 흘러 오토바이 배달로 변화했으며, 음식을 담는 배달통은 나무 가방에서 가벼운 철가방으로 진화했다.
1991년 두산에서 인터넷 주문 ‘프리세일링’을 시작한 이후 인터넷 기반 배달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0년대 초 패스트푸드점에 배달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후로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는 일이 흔해졌다. 2010년경에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의 배달 중개 앱이 등장해 소비자들은 몇 번의 클릭만으로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배달중개업’은 한국에서 최초로 등장한 시장이다. 해외에도 배달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이는 일종의 심부름 서비스인 ‘배달 대행’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배달중개업은 업체를 한데 모아 두고, 주문을 대신 받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배달앱의 수요는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외식 산업이 특히 크게 위축된 코로나19 시기 높아졌다. 외식이 어려워지자 먹고 싶은 음식을 집으로 배달해 먹는 경우가 증가했으며, 외식 사업자들도 생계와 사업 유지를 위해 배달 판매에 주력했다. 농식품시스템연구부에 의하면 지난 2021년 10월 배달앱 사용 시간은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 대비 약 116%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식 배달업이 한국에서만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좁은 영토, 좁은 건물 간 간격으로 신속한 배달이 가능하다는 점이 크다. 한국의 인구 밀도는 세계 27위이며, 특히 주상복합이나 아파트 등에 모여 사는 경우가 많아 배달 시 소요되는 시간이 길지 않다. 그러나 값싸고 편리한 배달의 발전 뒤에는 암울한 배경도 숨겨져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주노동력이 주를 이루었던 배달 용역에 대한 인건비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이는 배달시장의 활성화와 직결됐다. 계명대 사회학과 최종렬 교수가 쓴 연구논문 ‘배달의 현상학과 상호작용 의례’에서는 “가격경쟁의 극대화가 유학생과 같은 이주노동력을 광범하게 활용하도록 만들었으며, 이렇게 유입된 값싼 노동력이 초기 배달 일상화의 근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글·사진|부지희 기자 orcaboo@sog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