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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iding to KBO 리그


③ 한국 프로 야구에 세계 최초로 AI 심판 도입돼


“승리를 위해 힘차게 날려라~” 1980년대부터 국민들을 울고 웃게 만들며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한국 프로야구, KBO. 이번 기획에서는 야구의 매력과 역사, 그리고 시대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미래 프로야구의 모습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2024시즌부터 세계 최초로 한국 프로 야구에 AI 심판이 도입됐다. 일명 ‘로봇 심판’으로도 불리는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는 자동투구판정 시스템으로 인간 심판을 대신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0년부터 2군 리그에서 ABO를 시범 운용해 왔으며, 4년간의 시범 운용 끝에 그 안정성이 입증돼 1군 리그에 도입된 것이다. 그동안 프로 야구에서 인간 심판의 판정에 논란이 많았던 만큼 공정성과 정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ABS는 여러 각도에 설치된 카메라들을 통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선수의 체형과 홈 플레이트를 기준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설정되고 투수가 던진 공이 존에 들어오면 스트라이크로, 벗어나면 볼로 판정하는 방식이다. 스트라이크 존의 가로 폭은 홈 플레이트를 기준으로 좌우 2㎝씩 확대해 적용되고, 세로 폭은 타자의 신장을 고려해 설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ABS가 스트라이크 또는 볼을 판정하면 인간 심판이 착용하고 있는 이어폰에 ABS의 판정 결과가 들리고, 인간 심판이 전달하는 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또한 ABS의 판정 결과는 최종 판정으로 확정된다. AI 심판에 대한 인간의 이의 제기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인 만큼 AI 심판에 선수들이 적응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KT 위즈와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황재균 선수가 ABS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분개해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 선수도 ABS의 스트라이크 존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26일 KBO는 ABS의 자료를 공개하며 의문이 제기된 공에 대해 “0.78㎝의 차이로 존을 통과하지 못해 볼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하지만 반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기존 인간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과 ABS의 스트라이크 존에 약간의 차이가 존재하기는 한다. 스트라이크 존은 원칙적으로 사각형이다. 따라서 정확한 수치로 설정되는 ABS의 스트라이크 존은 네모반듯한 사각 모양이다. 그러나 ABS 운영사인 ‘스포츠투아이’의 자료에 따르면 기존 인간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은 모서리가 둥근 사각 모양을 띤다. 아무래도 심판이 인간이다 보니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 부근을 스치는 공까지 정확히 판정하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간 인간 심판의 판정에 적응했기에 베테랑 선수들도 ABS의 판정에 의문이 생길 수 있는 지점이다.


▲ ‘야구의참견’ 유튜브 영상 캡쳐.


과도기에 서 있는 지금 여러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경기의 양측에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공정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선수들도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 판정 시비에 얼굴 붉히는 일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글 | 박주희 기자 juhui1120@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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