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visual

트라우마, 그 깊고도 어두운 터널 속으로


④ 개인의 문제 아닌 타인과의 공감으로 극복해야


우리는 살아가며 다양한 경험을 겪는다. 그 중에는 의도치 않은 고통스러운 경험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경험은 트라우마가 돼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번 기획에서는 트라우마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 극복 방법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일랑심리상담센터 차성이 대표에게 트라우마 극복 방안에 대해 들어 봤다. 


▲ 일랑심리상담센터 차성이 대표.


│트라우마를 ‘극복한다’는 건 어떤 뜻인지?


트라우마를 ‘극복한다’는 건 그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사건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회복한다는 것은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며, 현재의 나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는 변화 과정을 의미합니다.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전문가와의 심리 상담에서는 단계적 해결법을 강구합니다. 트라우마 심리 상담 전문가는 초반 단계에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내담자의 증상과 감정을 듣고 탐색합니다. 탐색한 것을 토대로 갑작스러운 신체 반응과 심적 고통을 일상에서 내담자 스스로가 조절할 수 있도록 개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라우마 극복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하는지?


확정된 시기는 따로 없지만, 트라우마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전문가의 치료적 개입이 최대한 빨리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건 발생 직후 약 1~3개월 정도가 지나서도 과민반응 등 부적절한 신체 반응이나 정서적 고통감이 강하게 지속되는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초기 단계부터 트라우마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특별히 극복하기 어려워하는 트라우마가 있다면?


‘타입 2’ 트라우마가 비교적 극복하기 어려운 트라우마라고 생각합니다. ‘타입 1 트라우마’는 교통사고처럼 일회적이고 한 번에 발생하는 사건을 겪은 후 일어나는 트라우마입니다. 반면 ‘타입 2 트라우마’는 학창 시절 내내 따돌림을 당하거나 아동 학대 등 지속적이고 다발적인 사건으로 일어난 트라우마를 뜻합니다. ‘타입 2’는 ‘타입 1’보다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 수 있습니다. 또 유년 시절에 겪는 트라우마는 자아 정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회복 과정이 더딘 경향이 있습니다.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우리 사회가 노력해야 할 부분은?


정서적 회복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간혹 주변에서 트라우마를 겪는 분이 고충을 토로하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빨리 털어버려라’ 등의 말을 건네는데, 이보다는 사고를 겪은 후 고통, 분노, 수치심 등의 감정이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이기에 괜찮다는 공감적인 메시지를 주는 편이 좋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를 1차적으로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2차적으로 우리 사회가 건넴으로써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글·사진 | 양윤서 기자 yunseo7196@sogang.ac.kr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