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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일자리 옮기는 청년들, 왜일까


“어느 회사든 들어가기만 하면 좋다”고 했던 청년들이 직장을 떠나고 있다.

한편 여전히 ‘안개 속을 걷는’ 취업준비생들도 있다. 구인난과 구직난이 공존하는 취업 시장을 둘러봤다. 

<편집자주>



직장인 이한준(28) 씨는 평소 관심 있던 기업에 스카웃 제의를 받아 직장을 옮겼다. 그는 “전 직장이 더 크고 안정적이긴 하지만, 지금이 더 재미있다”며 자신의 선택에 미련이 없다고 전했다. 


청년층의 이직률은 과거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지난 2020년 직장인 1,39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회사를 옮겨본 경험’에 전체 직장인 중 90.7%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0년 동일 조사 결과(75.9%)에 비해 14.8%p 증가한 수준이다. 


이 씨의 사례처럼, 청년층이 직장에서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동기 또한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대의 직업 가치관 변화’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0대 초반의 청년 8,507명이 직업을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생계유지(60.7%)를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이어 자아실현(29.0%)을 꼽았다. 이는 2009년 당시의 20대 초반 청년 2,574명 중 자아실현을 선택한 24.9%에 비해 4.1%p 상승한 수치다.


청년층에게 이직은 가치 실현의 목적을 지니는 동시에, 더 높은 임금을 향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이직의 ‘임금 사다리 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패널 고정표본 3,608명의 이직을 분석한 결과, 이직을 선택한 청년은 비슷한 인적자본을 보유한 비이직자에 비해, 이직 당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상승을 경험하고 이직 이후에도 임금상승률이 더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청년층의 이직률 상승에는 내재적 동기뿐 아니라 외부적 영향도 존재한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본부장은 “인구 변동으로 젊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이직과 퇴사의 공간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활성화의 핵심인 청년층이 희소자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성 고용정책본부장은 △스타트업으로의 이직 열풍 △새로운 채용 공간을 여는 신산업 등도 청년층이 이직을 덜 주저하게 만드는 데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았다.


성 고용정책본부장은 “청년층의 신중한 이직은 경력 발전과 소득 상승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경력 초기 2~3회 정도 신중한 이직은 도움이 되지만, 잦은 이직은 평판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전채연 기자 chaeeyn@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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